안녕하세요? 다들 힘들고 어렵게..하지만 '사랑'으로 극복하시는 님들의 글을 읽으면서 더러는 시야가 흐릿해 지기도했습니다.

아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김동석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치매증상을 보이신 아버지께서 지금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건강하시고 평소와 전혀 다름이 없으세요. 얼마나 다행이고 얼마나 아버지께 감사한지 몰라요...

올 연초에 그런일이 있고나서 그후로도 아버지는 가끔씩 정신이 왔다갔다하는 증세를 보이셨어요. 알아듣기도, 알 수도 없는 말을 방안에 앉아서 하셨지요. 그리고 음식이라든지 돈에 대한 욕심을 보이시기도 하셨구요. 전에는 단 한번도 그런일이 없었는데 뭘 먹고싶다고 사달라고 하시고, 경로당 친구들에게 점심을 사고 싶다시면서 형수께 용돈을 20만원 30만원씩 달라고 하시고...전에는 그저 아껴애 된다 아껴야 된다고만 하시던 분이었거든요. 다행히 저희 형님께서 그럭저럭 살아서 고기도 구워드리고 회도 사드리고, 외식도 시켜드리고...필요하시다고 할 때마다 용돈도 드리고했죠.

지금 저희 아버진...저무 정상적이죠. 아니 그전과 좀 틀린건...저희 어머니께 과도한(?) 애정을 보이시고, 아이들 데리고 아버빌 뵈러 가면 정말이지 과도한 애정표현을 하세요. 그리고 지금도 가끔은
"내가 좀 이상해졌지?"라고 저희에게 되묻곤 하시지만, 얼마전 처럼 그런 치매 증상은 전혀 없으세요.

한번은 어머니가 순대를 먹고 싶다고 하셨는데 아버지는 순대를 산다고 슈퍼며 시장을 돌아 어머니께 순대를 다사드렸다고 하더군요.
치매증세가 있으실 땐 어머니를 좀 괴롭히기도 하셨죠. 뭐든 어머니께 시키고 하셨거든요.

정말이지 저희는 아버지가 너무 고맙고 감사해요. 뭘 잘 해드린 것도 없는데 아버진 끝까지 자식고생시키지 않으시려고 하시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면서 감사할 뿐이죠.

아버지 올해 여든여덟이십니다. 솔직히 살만큼 사셨다고 할 수 있을 나이죠. 제가 바라는 건, 이렇게 건강하게 건강하게만 계시다가 운명하셨으면 하는 바램이죠. 88세까지 사셨는데 더는 아프지 말고 아버지도 행복하게 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아파서 고생하지 말고...

저희 할아버지는 92세에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이틀전까지 저희랑 같이 식사도 하시고, 경로당 다니시고 산에도 다니시고 대소변 한번도 실수 하신적없었거든요. 그러다 조용히 편안하게 가셨는데...

여러분들도 힘 내시고요, 저도 저희 아버지 치매증세 보이셨을 때 정말이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간았답니다. 정말 머리도 복잡해지고 상상하기 싫은 여러가지 생각들이....

힘내세요. 그 어려운 역경속에서도 버티시는 여러분들이 존경스러워요. 그리고 사랑하고요. 힘내세요.

출처 : 한국치매가족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