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치매에 대한 상식이나 경험이 없어서 2년전 어머니께서 의학적으로 치매 증상을 보이실 때 초기 치료를 못하고 3-4년경과 후에 병원을 찾았기 때문에 조기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여 가족이 감당하기 어려운 치매 노인이 되셨습니다.

일이 닥치면 걱정보다는 해결책을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기에 맞벌이를 해야 하는 저희 부부는 낮에 집에 어머니를 혼자 모셔둘 수 없는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형제들과 상의하고 수소문 끝에 구청에서 직영하는 복지회관에 낮에만 위탁하기로 하고 등록을 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복지사 한 명이 40여명을 관리해야 하는 처지에서는 어머니를 감당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보호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보아도 그러한 곳에 치매에 거동이 불편하기까지 한 우리어머니를 모시는 것이 무리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복지관만 찾으면 여러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믿었던 우리부부는 이러한 상황에 부딪히게 되자 무척 낙심했습니다. 다행히 "복지회관"에서 어머니 같은 상태의 노인들을 주간에 보호해 주는 "치매노인주간보호소"가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습니다.
신청을 하니까 어머니의 상태를 보고 결정한다고 하기에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모릅니다.
또 거절을 당하면 당시 아내의 수입으로 가계를 유지하고 있는 형편에 당장 일손을 놓을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할 방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면담을 오신 분들의 푸근함과 친절함에 저희 부부의 마음도 따뜻하게 녹았습니다.
봉사라는 것은 쉬운 것만 골라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저희를 대하는 그분들의 마음을 읽었을 때 저희 부부도 지금까지 살아온 것을 잠시나마 반성하며 또 사회의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어머니를 치매노인보호소에 등록시키고 나서는 제가 보호소를 위해서 할 일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어머니를 조금이라도 건강한 노인으로 환원시키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야 보호소에서 어머니를 보호하는데 힘이 덜 들고 다른 노인들을 좀더 보살필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도 어머니께서는 극한적인 의지력을 보이시며 80이신데도 조금씩 상태가 좋아지셨습니다. 우선 보호소에서 주간에 계속 운동을 하시는 것이 결정적으로 회복에 도움이 되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집에서도 과보호를 하지 않고 가능한 당신이 스스로 움직이도록 하는 과정을 밟았습니다.

지금은 정신도 거의 정상으로 오셨고 왼쪽 수족 마비도 많이 회복되어 혼자 걸으시려고 무척 노력하시고 또 혼자 걸으실 수 있게되었습니다.
보호소가 없었다면 지금쯤 우리 가정은 편찮으신 어머니를 원망하며 얼마나 불행하게 보내고 있을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알지는 못하지만 보호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여러분들께 주님의 은총이 가득 하기를 우리 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출처 : 치매가족지원정보망